'오일 쇼크' 자산시장 벼랑끝 위기..패닉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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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오일 쇼크'가 주식부터 정크본드, 외환시장까지 지구촌 금융시장에 패닉을 일으켰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가 개장 직후 1800포인트 폭락한 뒤 15분만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캐나다 달러화가 3년래 최저치로 밀리는 등 상품 통화를 중심으로 외환시장 역시 경련을 일으켰다.
금융시장 패닉에 망연자실한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월가는 최악의 상황을 아직 보지 못했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충격에 공급과 수요가 동반 붕괴되는 상황에 유가 쇼크까지 맞물리면서 금융시장의 혼란이 고조될 것이라는 얘기다.
9일(현지시각) 지구촌 자산시장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의 추가 감산 합의가 불발된 데 따른 석유 전쟁 리스크에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미국을 필두로 독일과 영국 등 선진국 장단기 국채 수익률이 일제히 역대 최저치를 경신한 가운데 다우존스 지수가 개장 직후 1800포인트 내리 꽂히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대형주로 구성된 S&P500 지수 역시 5% 이상 폭락하면서 뉴욕증시에 거래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거래가 재개된 뒤 주요 지수는 일제히 6% 가까이 급락을 나타냈다.
국제 유가가 장중 한 때 30% 폭락한 가운데 골드만 삭스가 배럴당 20달러 전망을 제시한 상황. 라피단 에너지 그룹의 밥 맥넬리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1930년대 이후 최악의 유가 붕괴"라고 말했다.
도이체방크는 경기 침체 가능성을 제시했고, 소시에테 제네랄은 중동을 중심으로 원유 수출국의 경기 한파를 경고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상품통화가 직격탄을 맞았다. 호주 달러화가 장중 미국 달러화에 대해 불과 20분 사이 5% 급락, 소위 '플래시 크래시'를 연출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노르웨이 크로네도 장중 4.7% 동반 급락하며 1985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고, 캐나다 달러화 역시 1.5% 밀리며 3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러시아 루블화도 7% 폭락을 연출했다.
시드니 소재 RBC 캐피탈 마켓의 수 린 웡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극심한 공포와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금융시장이 초토화됐다"고 말했다.
정크본드도 된서리를 맞았다. 시장조사 업체 아이스 데이터 서비스에 따르면 특히 미국 투기등급 에너지 회사채의 국재 프리미엄이 11%포인트로 벌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회사채 가격 급락이 이어질 경우 디폴트 리스크가 크게 상승하는 한편 고강도 구조조정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월가의 구루들과 투자은행(IB) 업계는 또 한 차례 비관론을 쏟아냈다. 경기 침체 리스크가 한층 고조됐고, 위험자산의 가파른 하락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크레디트 스위스(CS)는 S&P500 기업의 올해 이익 전망치를 주당 175달러에서 165달러로 낮춰 잡았다. 올해 기업 이익이 제로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을 제시한 셈이다.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바닥을 다지기 앞서 지난달 고점 대비 30% 폭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인 버팀목을 상실했고, 투자자들은 심리적인 버팀목에 해당하는 연준 통화완화에 대한 자신감을 잃었다"며 "이번 위기는 과거 수요나 유동성 측면에서 촉발된 위기와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기 스테어 채권 리서치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바이러스 강타와 석유전쟁이 맞물리면서 금융시장에 본격적인 위기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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