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달러 지렛대 효과' 환시·금·코인까지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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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4% 급락, 10년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가운데 약달러를 레버리지 삼은 자산시장의 판도 변화가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유로화를 필두로 스위스 프랑화 브라질 헤알화까지 이어지는 통화 강세와 금값과 비트코인까지 달러화 약세를 빌미로 한 상승 탄력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양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7월 달러화를 압박한 구조적 요인들이 여전히 자리잡고 있어 약달러를 축으로 한 자산시장의 등락 역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만2112달러까지 상승한 뒤 1만1000달러 선으로 일보 후퇴했다.
비트코인이 1만2000달러 선을 뚫고 오른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이다. 2017년 이후 저항선으로 자리잡고 있던 1만~1만500달러 선이 열린 만큼 비트코인의 추가 상승에 기대가 실리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달러화 약세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시중 자금이 금에 이어 비트코인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금값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장중 온스당 1985달러 선까지 상승하며 2000달러 선 돌파 가능성을 높인 동시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골드만 삭스가 금값 12개월 전망치를 온스당 2000달러에서 2300달러로 높여 잡았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3000달러 돌파를 예고하는 등 월가의 금값 전망은 장밋빛 일색이다.
외환시장에서는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2년래 최고치로 뛴 가운데 트레이더들이 스웨덴 크로나부터 브라질 헤알화까지 달러화 약세 흐름에 따라 반사이익을 볼 수 있는 통화에 적극 베팅하는 움직임이다.
이 밖에 원유를 포함해 달러화로 거래되는 원자재와 주식시장의 강세 역시 소위 그린백의 날개가 꺾인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진단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7월과 같은 급락이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추세적인 하락이 확실시된다는 것.
MUFG의 리 하드만 외환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지난달 달러화를 큰 폭으로 끌어내린 요인이 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진 미국 실질금리가 달러화에 구조적인 악재로 작용하고 있고,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도 달러화 '팔자'를 부추긴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는 달러화 하락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통제력 상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판단하고, 바이러스 확산이 지속되는 한 달러화의 상승 반전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더블딥 침체 경고와 유럽 및 중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경기 청신호 역시 달러화를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제조업 경기가 확장 기조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고, 중국 민간 제조업 경기 역시 지난 7월 3개월 연속 확장 흐름을 이어갔다.
선라이즈 캐피탈 파트너스의 크리스토퍼 스탠턴 최고투자책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달러화가 구조적 약세 요인에 발목을 붙잡혔다"며 "투자자들은 금을 포함한 대체 자산 매입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헤지펀드를 포함한 투기 세력의 달러화 하락 포지션이 2018년 4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한 가운데 유로화와 멕시코 페소화, 브라질 헤알화, 남아공 랜드화, 필리핀 페소화 등 신흥국 통화 매입이 열기를 더하고 있다.
보스톤 프라이빗의 낸시 페레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달러화 이외 통화의 매력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며 "유럽과 신흥국의 경제 회복이 미국에 비해 강하고, 때문에 해당 지역 통화 비중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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