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이 곧 CDS' 헤지펀드 큰손들 사재기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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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헤지펀드 업계의 큰 손들이 금 사재기에 나서 주목된다.
마이너스 유가 사태와 경제 셧다운에 따른 대규모 감원 한파 및 소득 위기로 인해 디플레이션 우려가 고개를 든 상황과 맞물려 관심을 끌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이른바 '머니 프린팅'이 화폐 가치를 끌어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헤지펀드 업계의 공격적인 금 매입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 사이에 금이 중앙은행의 정책 리스크에 대한 신용부도스왑(CDS)으로 자리매김 했다는 얘기다.
5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폴 싱어가 이끄는 엘리어트 매니지먼트와 앤드류 로의 캑스턴 어소시어츠, 대니 영의 다이먼 아시아 캐피탈 등 대규모 헤지펀드가 일제히 금 매입에 팔을 걷었다.
뿐만 아니라 투자 보고서를 통해 금에 대한 강세론을 펼치며 매입을 적극 권고했다. 연초 이후 금 선물이 12% 급등, 온스당 1700달러 선에서 등락하는 가운데 추가 상승을 강하게 점치는 모습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필두로 주요국 중앙은행이 천문학적인 규모로 유동성을 공급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명목화폐의 가치가 커다란 하락 압박을 받는 한편 금값이 상승 날개를 달 것이라는 기대다.
이달부터 연준이 107년 역사상 전례 없는 회사채 및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에 나설 예정이고, 최근 일본은행(BOJ)은 9월까지 회사채 매입 규모를 20조엔(1860억달러)로 네 배 늘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인도 중앙은행은 66억달러 규모로 뮤추얼 펀드 매입에 나서기로 했고,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양적완화(QE) 확대로 코로나19 충격에 맞서고 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도 지난달 정부로부터 직접적으로 채권을 매입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요국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총액은 18조달러를 넘어섰고, 외형 확대가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다이먼 아시아 캐피탈의 영 대표는 투자자에게 보낸 서한에서 "중앙은행의 머니 프린팅에 따른 후폭풍을 헤지하는 데 금이 제격"이라고 강조했다.
업체는 연초 이후 금에 공격적으로 베팅한 데 따라 36%에 달하는 수익률을 창출, 코로나19 충격에 패닉에 빠진 자산시장과 커다란 대조를 이뤘다.
운용 자산 400억달러 규모의 뉴욕 소재 엘리어트 매니지먼트 역시 투자 보고서를 통해 대규모 QE와 저금리 정책이 금의 투자 매력을 높인다고 강조했다.
연초 이후 금 매입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 업체는 금이 가장 저평가된 자산이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런던 소재 캑스턴 어소시어츠도 금값 상승 베팅에 적중하면서 글로벌 펀드와 매크로 펀드가 연초 이후 각각 15%와 17%의 수익률을 창출했다.
상장지수펀드(ETF)의 금 매입도 활발하다. 소위 개미들도 금 투자에 뛰어들면서 관련 ETF의 금 보유량이 지난 3월 3185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헤지펀드 업체 36 사우스 캐피탈 어드바이저스의 제리 하워스 최고경영자는 보고서에서 "각국 중앙은행이 이른바 바주카에 뛰어들었다가 서로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며 "이 경우 달러나 엔, 유로 등 주요 통화 대신 금이 결제 수단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이 중앙은행에 대한 신용부도스왑(CDS)으로 통한다며 헤지펀드 업계의 금 매입 열기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금값 상승이 꺾일 것이라는 의견도 없지 않다. 중국과 인도의 금 소매 판매가 둔화되는 데다 러시아를 포함한 일부 중앙은행이 금 매입을 중단하면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지적이다.
런던의 펄크럼 애셋 매니지먼트는 연초 이후 금 매입으로 쏠쏠한 차익을 올렸지만 최근 보유 물량을 대부분 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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